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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재] 70달러 넘나 … 고유가 기름 부은 ‘100년 만의 한파’

  • 작성자 : GSC
  • 작성일 : 2018-01-10 오전 9:56:15
  • 조회 : 740
국제 유가의 움직임이 연초부터 심상치 않다. 단기적으로는 날씨의 영향이 크다.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지구촌 북반부에 이상 한파가 밀어닥쳤다. 미국에선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었다. 동부 해안에선 상어가 얼어 죽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100년 만에 강추위라는 말까지 나온다.

연초 치솟는 국제유가, 전망은
미국 원유재고 급감, 강추위 겹쳐
브렌트유 한때 68달러까지 올라

베네수엘라 경제위기 심각한데다
이란 시위사태도 추가 상승 요인

유가 60달러 대 계속 유지되면
미 셰일석유 증산으로 인상 억제돼


그러자 뜨겁게 달아오른 곳이 있다. 뉴욕의 상품거래소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지난 4일(현지시간) 배럴당 62달러(최근월물 기준)를 넘어섰다. 지난 5일 배럴당 61달러 선으로 내려앉기는 했지만, 여전히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6년 1월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2년 사이에 배 이상 비싸졌다.


▲옷을 두껍게 껴입은 관광객이 지난 5일(현지시간) 눈 쌓인 미국 워싱턴 내셔널몰 주변을 걷고 있다. 북극의 찬 공기가 밀려오면서 미국 동부 지역은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강추위로 난방유 소비가 크게 늘자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62달러 선을 넘었다.

영국 런던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지난 4일 배럴당 68달러 선을 돌파했다. 역시 3년여 만에 가장 비싼 수준이다. 지난 5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소폭 밀리긴 했지만 조만간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넘볼 태세다.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지난 5일 배럴당 65달러를 넘어서며 강세를 보인다.

지난주 유가 상승을 부추긴 요인은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원유 재고 통계였다. 12월 넷 째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4억2450만 배럴로 집계됐다. 1주일 전보다 742만 배럴이나 줄었다. 201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감소세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7%로 전망했다. 2016년(3.2%)보다 0.5%포인트, 2017년(3.6%)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경기가 좋아지면 가정과 공장에서 기름과 전기를 더 쓴다. 도로에는 자동차가 많아진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도 바빠진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브렌트유는 22%, WTI는 17%가량 가격이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매서운 한파가 닥쳤다. 날씨는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겨울철 난방유를 찾는 소비자가 많이 늘어났다. 미국에선 정유업체들의 가동률이 3주 연속으로 높아졌다.

미 동부 지역을 강타한 한파는 이번 주엔 다소 풀릴 전망이다. 기상정보업체 어큐웨더는 미 동부 대도시 보스턴의 낮 최고기온이 오는 12일 영상 12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6일엔 낮 최고기온이 영하 11도에 머물렀다. 온도계의 수은주가 높아지면 난방용 기름 수요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유가가 떨어질 것으로 안심하긴 이르다. 더 크고 중요한 문제가 숙제로 남아 있어서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이란의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트럼프는 전임 오바마 정부의 업적 중 하나였던 이란과 핵 협상을 파기했다. 한때 미국의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활기가 돌았던 이란 경제가 다시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 이란에선 제법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불거졌다. 20명 넘게 사망하는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원유 생산량이 3번째로 많다.

“이스라엘의 수도는 예루살렘”이란 트럼프의 선언도 중동 지역의 무슬림을 자극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도 심각하다. 사실상 국가 부도 상태인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나라다. 경제 위기로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다시 경제 위기를 깊게 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런 와중에 OPEC은 원유 생산량을 늘릴 생각이 없다.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지난해 11월 중요한 합의를 했다. 하루 180만 배럴 규모의 생산량 감축을 올해 말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이다. OPEC의 감산 결정은 흔한 일이지만 러시아가 동참한 것은 의외였다. OPEC은 오는 6월 감산 지속 여부를 다시 검토할 예정이지만, 현재로썬 어떤 결론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국제 유가가 무작정 고공 행진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셰일오일이란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앞으로 ‘OPEC 대 셰일의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이 고유가를 유지하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줄이면 반작용으로 셰일오일의 생산이 많이 늘어날 거란 분석이다.

업계에선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60달러 선으로 본다. 국제 유가가 이 수준을 넘어서면 셰일오일의 채산성이 좋아져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은행의 관측도 비슷하다. 한은은 지난달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미국 셰일오일 산업의 수익성 개선, 투자 및 고용 증대 등으로 연결되면서 부정적 영향이 일부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2018.1.8.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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